거제시 외국인아파트 렌털시장 '냉기'

입력 2015-06-04 20:37   수정 2015-06-05 05:53

조선 불황에 외국인 선주 '뚝'
月 300만원 웃돌던 임대료
절반으로 낮춰도 빈방 넘쳐
업계 "금융부담 가중" 한숨



[ 김해연 기자 ] ‘대우조선해양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 수주.’

‘조선해양의 도시’ 경남 거제시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진 4일. 해당 조선소 못지않게 이번 수주 소식을 반긴 곳이 또 있다. 바로 조선산업 호황기에 빠르게 성장한 외국인 대상 아파트 렌털업계다. 거제시 옥포동의 한 외국인 렌털업체 대표는 이 소식을 접한 뒤 “오랜만에 들어보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지금 당장은 체감할 수 없지만 적어도 2년 뒤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조선소가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거제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아파트 임대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제법 규모가 큰 에이전시 4곳을 비롯해 20여곳이 영업 중이다. “명함만 들고 다니며 중개사업을 하고 있는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대형 선박 건조 프로젝트를 따라 거제를 찾은 선주와 해양플랜트 엔지니어 등 외국인이 늘면서 2012년부터 아파트 렌털시장이 급팽창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거제시 한 부동산중개인은 “조선산업이 잘나갈 때는 전용면적 109㎡(33평)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300만원을 웃돌아 외국인 선주는 말 그대로 ‘봉’이었다”며 “거제에 외국인이 선호하는 아파트 한 채만 있으면 퇴직 공무원(연금 수령자) 한 명을 집에 둔 거나 마찬가지라는 말까지 나돌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경기가 한풀 꺾인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월 임대료는 109㎡ 기준 150만원까지 떨어졌고, 이마저도 입주하겠다는 외국인을 구하지 못해 전세로 돌리고 있다.

외국인 렌털을 겨냥해 지난해 초 거제시 옥포동에 완공 직전인 5층 아파트형 빌라를 인수한 김모씨(50)는 요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김씨는 “건물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에이전시는 월 250만원에 외국인 렌털을 자신했다”며 “1년이 지난 지금 3가구가 비어 있고 이자 부담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지역 외국인 렌털 소식을 주고받는 인터넷 카페에도 암울한 시장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거액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해 외국인 취향에 맞게 집기까지 넣었지만 이를 헐값에 처분하겠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온다.

“현재 대부분의 드릴십 프로젝트가 연기되고 있고, 옵션은 취소되고 있다. 빠져나가는 외국인 인원에 비해 들어오는 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한 카페지기의 글은 1253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렌털시장에 막차를 탄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100여가구를 렌털하고 있는 에이전시 대표는 “조선경기 침체로 거제에 들어오는 선주와 엔지니?수가 급감했는데 아파트 공급 물량은 엄청나게 늘었다”며 “지난해 말부터 조짐을 보이다 올 들어 외국인 렌털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거제=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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